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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리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편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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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편 - 송희구 지음 / 서삼독 출판사 / 2021.08.25. 출간

 

1. 책 소개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김 부장 시리즈의 두번째 편에 대해 리뷰하고자 합니다.
1편 마지막 장면에서 김부장과 정대리가 우연히 마주치던 모습 기억 하시나요? 2편은 MZ세대를 대표하는 두 주인공 정대리와 권사원이 김부장이 재직중이던 시점부터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회사의 조직문화, 연애와 결혼, 꿈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1편에서 등장한 상황들이 포개 지면서 마치 퍼즐 맞추듯 알아가는 재미가 컸는데요, 2편 역시 눈 한번 뗄 수 없을 만큼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럼 간략한 줄거리 요약과 리뷰 시작합니다. :)



2. 책에 담긴 이야기


대표 욜로 인생, 정 대리

프로포즈를 준비하는 정대리는 앉은 자리에서 클릭 몇 번에 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결제하고 중고 외제차를 별 고민없이 샀다는 듯 인스타에 자랑하는, 세후 350만원의 욜로 광신도입니다. 그의 여자친구 역시 더하면 더했지 나을 거 없는 낭비 요정인데요, 한도 초과로 카드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이때 정신 차릴 첫 기회였는데!!) 본인들의 소비 습관에 문제가 있다는건 전혀 인식 못하고 다른 카드를 사용하며 즐기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결혼 준비금으로 부모님께 받은 1억원은 얼마안가 6천만원으로 줄고, 한강 보이는 아파트를 상상하며 집을 알아보지만 현실은 경기도 끝자락의 다세대 전세도 은행님 도움 없이는 들어갈까 말까하는 사정입니다. 게다가 부동산에 가서는 사장님들께 헛소리만 늘어놓는 현실성 제로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지요.

97쪽
110쪽


회사는 김 부장의 지방발령으로 뒤숭숭하고, 그 와중에 최부장은 멋짐을 뽐내며 자신이 맡게 될 두 팀의 운영 방식을 설명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세요. 맞다고 판단한다면 밀어붙이시고요. 실패할까 두려워서 주저앉지 말고 진취적으로 해보라는 얘깁니다. 이것이 우리 팀의 기본 마인드 입니다. - 118쪽

최부장님의 말대로 삶을 살아간다면, 도전이 도전이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도 없이 참 쉬울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정 대리는 곧 죽어도 인서울이라고 외치던 여자친구의 주장에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아 한강변 아파트 전세를 계약합니다. 그리고는 기분에 취해 가전이랑 가전을 사러 여자친구와 백화점으로 향하는데요, 아끼기 위해서는 혼자 쇼핑하고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쳐다도보지 말라 했거늘.. 거의 3천만원이란 금액을 할부로 긁어버립니다. 그러고서는 500만원 할인받아 알뜰하게 잘 샀다며 소비를 합리화시키는 답답이 커플!!

한달 후 정 대리는 식을 올리고, 와이프와 한강공원으로 저녁 산책을 나갑니다. 사진을 잔뜩 찍고 맥주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킥보드에 함께 올라타고 속도를 올리다 크게 사고가 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 대리의 역경이 시작됩니다. 그의 다리 수술비와 2회에 걸친 와이프 뇌 수술비로 병원비는 3천만원이 나오고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자신의 애마를 팔아 병원비를 충당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반성 없이 닥치면 어떻게든 된다 마인드로 백화점으로 가서 보복소비를 하고 며칠 뒤 카드 정지 안내를 받고마는데요, 궁지에 몰릴 때마다 이성을 놓아버리는 그의 모습은 처절하고 코믹스럽기까지 합니다.

203쪽
242쪽


아직 입원 중인 와이프를 만나러 병원에 그는 용기내어 카드 정지를 고백하지만 똑같이 대책 없는 와이프답게 마통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대화를 끝내버리고 말지요. 하아...

그리곤 이어지는 출장길 대리와의 대화에서 송 과장은 연속으로 명언을 날립니다.

  “정 대리, 어릴 때 부모님들이 남들하고 비교하면 어땠어?”
“진짜 싫었죠. 그건 왜요?”
“남들과 비교당하는거 싫어했으면서 왜 지금은 본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그건……”
“내가 보기엔 정 대리가 부족한 게 하나도 없어.” - 266쪽  

송과장의 말은 비교하는 주체가 누구이냐를 정확하게 표현한거 같아 뜨끔했습니다. 어릴적엔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교를 당해왔지만, 이제는 스스로 SNS 비교하는 삶으로 들어가 행복한 척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현대인들의 소통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카푸어니 욜로니 하면서 돈 막 쓰고 자랑하는 사람들 보면 마치 궁지에 몰린 생쥐가 허우적거리는 것 같아.”
정 대리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인생은 한 번뿐이잖아요. 화끈하게 살아야죠.”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잘 들어. 정 대리. 죽는 순간이 단 한 번뿐이지 우리 인생은 매일매일이야.” - 270쪽  

또한 생쥐의 허우적거리는 모습 같다는 비유에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로버트 기요사키가 언급한 새앙쥐 레이스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작가님은 인생 한방을 외치며 대책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위의 답변으로 응수한다고 하네요. 욜로 찾다 한방에 골로 간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271쪽



그는 퇴원 후 집에 돌아온 와이프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전해 듣고, 돈 문제로 소원해지면서 별거까지 이릅니다. 게다가 그가 이상으로 삼았던 삶을 살던 친구 버버리맨의 죽음으로 처음 인생에 대해 고뇌하지요.
과연 정대리의 꽃길은 언제쯤 펼쳐질까요?

322쪽



  똑 소리나는 현대 여성으로 계속 응원하게 되는, 권 사원  

1호선 종주를 하며 힘들게 출근하는 권 사원은 입사 3년차 사원의 29 여성입니다. 극단적으로 소비에 치우친 생활을 하는 정 대리와 달리 경제 관념도 있고 정상적인 인물로 나오는데요, 열정 넘치는데다 똑똑하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준비가 되었던 그녀였지만 3년간의 회사생활은 마음 같이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3주간 올인했던 프로젝트를 다른 내용으로 수정해 직접 발표해 버리는 빌런 김부장은 인사고과에 있어서도 최저 고과를 주겠다며 “아직 젊잖아? 그렇지?”라는 납득불가의 말을 내뱉는데요, 어이상실로 화를 내기는 커녕 아무 대꾸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가마니가 되

어 버리는 장면에선 일 잘하는 사람의 의욕을 이렇게도 꺽어버릴 수 있구나 싶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61쪽



하지만 반전의 진짜 빌런은 함께 미래를 약속한 남자친구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부동산 투자 경험이 있는 송과장에게 조언을 구해 전세금을 종잣돈 삼아 자산을 취득하고 싶은 권 사원의 기특한 계획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유튜브에서 폭락할거라고 했다며 자신의 말만 무대뽀로 우겨대는데요, 부동산 전망 유튜버 중 '라이트하우스'와 '쇼킹부동산'이 떠올랐습니다. 이들은 대표 폭락론자 유튜버로 김현미 전 장관이 이들의 채널을 구독한게 밝혀지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런 극단적인 채널의 영향을 받아 나온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무후무한 '마이너스 100%'라는 적중률로 그들이 주장한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기까지 했었지요.

라이트하우스 검색 화면 캡쳐

 

그녀는 집과 돈 문제는 결혼 전에 꼭 나눠보라는 송과장 말대로 여러차례 남자친구를 만나서 대화를 시도해보지만, 보면 볼수록 곱창처럼 속이 타들어가서 쪼그라들어 버립니다. 미래를 함께 할 여자친구에겐 돈 쓰기 아까워 분식만 먹으면서 실은 경제적 독립 안된 마마보이에 게임과 레고에 돈을 쓰는 어른이였음을 눈치챕니다.

85쪽


엄마와 통화하며 결혼을 할까말까 갈팡질팡하는 마음에 확신을 얻으려 하지만 더 혼란스러워하다 늘 자신의 편이었던 할머니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 장면이 마치 그림같아 읽는 저까지 뭉클해졌었습니다.

167쪽


권 사원은 결혼과 미래를 위한 마지막 대화를 나누기 위해 남자친구와 속초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언행은 출발하는 차 안에서부터 당장 헤어져!라고 외치고 싶을만큼 남탓에 냉랭하며 시종일관 배려 없는 모습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여자가... 우리 엄마가... 시전하며 자신의 생각이 아닌 엄마의 생각이 주입된 말들을 그녀에게 쏟아내는데요, 결혼에 있어 성격과 경제관념만큼 자립심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지요!

187쪽


그녀는 단호박으로 남자친구와 정리하고 팀장이 최부장으로 바뀌면서 회사 생활에 다시 활력을 찾습니다. 마침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몰두하는 동시에 송과장을 멘토 삼아 그동안 미뤄왔던 부동산 투자도 성사시킵니다. 그리고 셋이 출장을 함께 가는 기차 안에서 대리가 과장과 나누는 명언 퍼레이드를 듣고는 헤어진 전남친에게서 보지 못한 어른스러움을 발견하고 그를 닮고 싶다 생각하지요. 아마도 이때 그녀는 자신의 성숙함을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 않았을까 조심히 추측해보는데요, 여러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자신을 위한 길을 걷기로 결정합니다.

302쪽




3. 감상평


2편의 주인공 정대리와 권사원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등장, 잔잔하고 비슷한 일상의 연속이었던 김부장에 비해 이들은 인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시기인만큼 삶의 틀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합니다. 둘의 길고 험난한 에피소드가 짧은 호흡으로 빠르게 전개되어 지루해질 틈이 없이 그들의 삶에 퐁당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변화하지 못하는 상사에 대해 느끼는 이질감과 거부감을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표현해 주어 이해가 쉬웠고, 그 세대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엿보기에 좋았습니다. 아마도 현재 2030이며 비슷한 직급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입될만 하고, 1,2편까지는 내 주변인들을 책 속 캐릭터들과 비교하며 매칭하는 재미가 컸을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매력의 두 주인공은 삶의 가치관 만큼이나 멘토를 대하는 태도에도 차이가 납니다.
내 인생이 바뀔 수 있는 역할을 해줄 멘토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알아보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정 대리 VS 그의 말을 귀담아 듣고 본인이 공부해서 조사하고, 중요한 결정에 멘토의 판단도 덧붙이는 준비된 사람 권 사원.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필터 없는 소비에 덩달아 스트레스 지수 높아지게 만드는 정대리이지만 드라마로 나온다면 코믹연기가 가능한 연기자분이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2편의 재미적 요소를 끌어가는 캐릭터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원수한테나 권한다는 지주택 얘긴 제발 3권에서 보지 않기를 바라며 다음편 리뷰에서 뵙겠습니다~^^

 

1편 리뷰는 요기에서 ↓

2022.01.13 - [책] - [도서리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편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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