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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리뷰] 할 말은 합니다 - 희렌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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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선 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언어 습관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분야 1위, 40만 이상의 유투브 구독자를 보유한 '희렌최널'을 운영하고 계신 희렌최(최영선)님이 쓰신 자기계발서입니다. 라디오 PD로서, 또 DJ로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하는 일의 어려움을 느꼈고 변하고자 공부했으며 노하우가 쌓이면서 본인이 터득한 화법들을 나누기위해 이 책이 나왔는데요.
저의 경우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들과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감정소모가 컸고 일의 효율이 떨어지기까지 했는데요, 과연 무엇이 문제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무례한 말과 불편한 대인관계로 힘든 사람이라면 책에서 소개된 방법들이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책에 담긴 이야기


선 넘는 너에게 - 호신의 언어
신념에서 나오는 '아니요'는 그저 다른 이를 기쁘게 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말하는 '예'보다 낫고 위대하다.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뱉어지는 말들이 권력과 합세해 위력을 갖게 하는 것을 막기위해, 그리고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내기 위해 때론 나만의 방식으로 '아니요'라고 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 P. 20

프롤로그를 지나 첫 장을 넘기자마자 상황별로 호신용 언어가 대화형식으로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질문으로 응수하기, 진의 묻기, 백 트래킹/ 리프레이밍 질문을 활용하여 무례한 질문에 이리도 현명하게 대답하다니 통쾌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과 단답의 기술은 굳이 내 에너지를 쓰지않으며 나를 지키는 고도의 화술이며,
'그런가요?', '그럴지도몰라요' 등의 중의적인 표현은 부드러운 거부로 선을 넘는 포식자들의 입을 다물게 할수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그 다음 나온 이 책의 메인 화법인 냥소리 일러스트가 표지 일러스트로 사용되었다는걸 책을 보다보니 알게되었는데요,
4차원이라도 불리던 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녀 역시 독특한 세계관과 대화법으로 인기가 많고, 귀여운 매력이 있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도 이해 안갈때도 있었는데, 고도화된 그녀만의 화법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우스운 상황 만들기 부분에선 재밌는 밈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나왔는데요, 전 이제 '덴마크 다이어트'라는 단어만 들어도 이분의 남동생분이 떠오를 정도로 유쾌하고 천재적인 대처법이었습니다. ^^

  나를 위한 최소한의 말 - 자존감을 높이는 언어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매일 사용하는 말, 스스로 한계를 만드는 말이 아니라 나를 향한 말로 바꾸어보자. 생각이 말이 되기도 하지만, 거꾸로 언어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잘 보이고 싶은 타인에게 말하듯, 나에게도 다정하고 친절하게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 P. 96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찰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나에 대한 비판적 말들을 "그 덕에 배우게 되었네"나 "성장의 기회로 삼자"라는 표현으로 바꾸라고 하는 부분에서 최근에 보게된 방송인 곽정은씨의 유투브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그녀가 큰 사건을 겪었을 당시, 자책하고 우울해하는대신 이 일로 내가 배울건 뭐지? 라고 생각했었고 그 일이 전환점이 되어 다른 분야(명상)에 대해 공부하는 계기는 물론 경제적인 여유까지 얻을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스스로 자신을 깍아내리지 말고 너그럽게 표현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어려운 말도 쉽게 - 관계의 언어  
  상대의 대답은 질문하기에 달린 경우가 많다. 가능 여부를 물었을 때와 달리, 부담이 되는지 또는 괜찮은지 감정을 물으면 이 답변이 먼저 나오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다. 부탁을 하고 싶은데도 상대에게 부담이 될까 봐 우려돼 주저한 경험이 많다면 '가능여부'가 아닌 '감정'에 초점을 맞춰보자. - P.176  

이 파트는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쓴소리를 달게하는 긍정-부정-긍정의 방식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분노대신 해결에 집중하고 비난대신 행동에 초점을 두는것, 협박과 강요대신 바람과 요구는 의식적으로 반복하면서 훈련해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해보도록 해야겠습니다.

  같은 말도 더 매력적으로 - 따뜻한 언어  
  "싱싱한 굴은 탱탱해. 딱 터트리는 순간 하아, 바다 내음이 확 날 거야. 매생이 바로 딴 거 파바바바 끓여 딱 먹으면 오장육부 소장 대장까지 뜨뜻해."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왔던 이영자의 맛 표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매생이 굴국밥을 묘사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돈다. 국밥 속 굴의 모습을 '탱탱하다'라는 시각적 표현, '바다 내음'이라는 후각적 표현, 그리고 오장육부가 따뜻해진다는 촉각적 표현으로 오감 표현을 완성했다. - P.258  

개인적으로 마지막 파트를 대표할 내용은 위에 적힌 이영자씨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일차적 감각 대신 오감 중 다른 감각으로 표현을 해보라는 조언에 맞는 적절한 예시이며, 뻔하지 않고 맛깔스러운 표현이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3. 감상평


  내겐 말이 다다.
쏘아붙이거나 소리 치지 않고, 나쁘게 말하지 않는 것.
말로 사람을 우선 끌어안는 것, 그게 다정함이다. - 박연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중

다정함을 놓치지 않고 해야 할 말을 해낸다면 더 큰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얻는다.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사람을 설득해냈을 때, 욱하는 감정을 누르고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면서도 꼭 해야할 말을 해냈을 때가 그렇다. - P.306


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는 나에게 상처주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읽었던 반면, 뒤로 갈수록 자기검열을 하는 마음으로 읽어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면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처를 받기도 하는게 사실 이니까요. 하지만 작가님 또한 타고난 재능의 영역으로 생각했던 말하기가 노력과 훈련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 강조하며 눈에 쏙쏙 들어오는 예시와 본인의 경험담을 통해 자세히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말에 대해 다룬 많은 책들이 상대의 불쾌한 표현에 대해 내 심리적인 측면에서 생겨난 문제를 돌아보거나 사고 회로를 바꾸는 방법으로 무한 죄책감의 늪에 빠진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전적으로 나를 보호하고, 나를 성장시키고, 관계를 풍성하게 해서 나를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기위한 즉, 나를 위한 화법으로 가득하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책이 술술 읽혔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평범한 사람은 물론 전문적인 설명을 하거나 복잡한 발표를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큼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이었고 내용이 알차서 강추할 만한 책입니다. 말도 근육와 깉아 운동하듯 키울수 있다는 작가님의 표현처럼 제가 무심히 사용하는 언어를 돌아보고 (특히 가족에게) 생활에 녹아들 수 있을만큼 연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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