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밝히면 돈이 주인이 되고, 돈에 밝으면 내가 주인이 된다.
돈에 밝기 위해서는 돈에 대해 치밀하게 공부하고 돈을 말하는데 어려움이나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3년 연속 최장기 베스트셀러로 돈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이달 초에 개정증보판이 새롭게 나와 직접 구매해 읽게 되었습니다. 경제경영서 추천 리스트에 항상 있었기 때문에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이 책을 조금씩은 인용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친근했어요.
이 책의 저자인 김승호님은 글로벌 외식그룹인 SNOWFOX GROUP의 회장이자 사장단의 경영 지도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한국에서는 스노우폭스 도시락과 플라워 매장을 서울 강남 중심으로 운영 중에 있다고 하니 추후 방문해 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요. ^^
흙수저로서 가난한 삶을 살았던 그가 자수성가형 부자가 되기까지 돈에 대한 철학과 통찰이 이 책 한권에 모두 담겨있는데요, 기존 75가지 이야기에서 견해가 바뀌거나 덧붙이고 싶은 부분은 각 이야기의 끝에 메시지를 넣었고 2021년에 쓴 11개의 이야기를 추가하여 개정증보판을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책은 더 두꺼워졌지만 부자 멘토로서 현실적이고 알찬 내용이 가득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어요.
목차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
이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으로 나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 부르지만 부자가 부를 유지하려면 이 네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능력은 각기 다른 능력이다. 그러니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배워야 한다. -162쪽
전업주부로 사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직장을 다니고싶은 욕망이 커지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제 체력이 예전과 달랐고, 둘째 아이가 초등 입학을 하면서 그 욕망은 '집에서 돈 관리라도 제대로 해보자'로 바뀌었죠. 남편은 이따금씩 주말에도 회사에 나갈 정도로 일하는데만 정신이 팔려 본인 급여가 얼마나 되는지, 우리 집 재정상태가 어떤지는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그런 남편이 늘 답답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서는 남편에게는 돈 버는 능력만 있나 보다고 마음 편히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3가지는 제가 꾸준히 공부해서 채우기로 다짐하니, 이 더운 날 돈 벌겠다고 특근 나간 남편이 고맙고 나름 잘 맞는 부부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
지혜는 기초학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세상의 권위에 항상 의심을 품어라
투자도 공부고 경험이다. 부자가 되고 자본을 모으는 기술은 결국 공부와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모두를 혼자 스스로 해내야 한다. 남의 의견을 듣고 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남의 의견을 듣고 망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거물이 되어 남이 당신을 자랑하게 만들어라. 세상의 권위를 존중하되 의심하는 태도를 끝나는 날까지 유지하기 바란다. -204쪽
투자 공부를 시작하고 자주 들었던 당부가 '남의 말 믿고 투자하지 마라'였어요. 그래서 저축이든 ELS든 보험이든 저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아예 발을 담그지 않았어요. 그 과정을 기록한게 이 블로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은 하나도 안 부럽고 불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보면 존경심이 마구 솟아나는 거 같아요. ㅎㅎㅎ
아직은 자산 형성이든 블로그 지수든 결과가 미비하지만 투자는 내 판단으로 하자는 원칙만큼은 지켜나갈 생각인데요, 마침 제 생각과 똑같은 이야기를 너무나도 멋지게 표현한 구절을 보고 무척 반가웠답니다. (•‾⌣‾•)و ̑̑♡
부의 속성
부자는 수입 규모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지출 관리에서 나온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지 말고 정기적인 지출을 모두 줄여야 한다. 수입 중에서 가장 좋은 수입은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고 가장 나쁜 지출은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이다. -281쪽
저자가 돈을 대하는 마인드는 사랑하는 연인을 대하듯 조심스럽고 애정이 넘칩니다. 첫 이야기에서 돈은 인격체라며 의인화하여 표현한 대목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책을 읽다 보면 그런 부분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돈을 대하는 방법이 바르지 못하면 그 돈은 부자가 되기는커녕 나에게 해가 된다는 거죠. 따라서 돈을 번다하더라고 생명에 해를 입히는 영역(전쟁 관련 무기나 총기 회사, 마약, 채권추심, 공해 등)의 투자나 사업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돈에 대한 철학이 보수적인데요, 그중 지출 통제에 대해서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심지어 이 파트의 소제목이 부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지출 통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실패할 권리
책이 부자로 만들어줄까?
흔히 책을 읽으면 저자에게 몰입되어 어디서 이런 대단한 생각이나 판단을 했을까 궁금해하며 지적 포로가 된다. 책에 나온 모든 글을, 사실을 넘어 진리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버린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한 저자의 글이나 위대한 학자의 이론이라도 모두 옳을 수만은 없다.
… 거인들의 등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거인들의 엉덩이에 깔린 것이다. 이럴 때 어깨를 펴고 무릎을 세우면서 거인과 함께 걷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그 책은 바로 '산책'이다. 산책을 통해 살아 있는 책을 접하는 것이다. 의심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는 책은 아무리 읽어도 죽은 책이다. -330쪽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난 후 몸조리를 도와주러 오신 친정엄마와 육아 문제로 자주 싸우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에피소드지만 그때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서 육아서를 열심히 읽어가며 갓난아기의 상황을 책에 맞추려 하니 엄마 눈에는 기가 찼던 거죠. 점차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의 상황이 각기 다르며 아이의 기질 또한 다르다는 걸 깨닫고 나선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 하더라도 책이 아이를 키워주진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부자 역시 책이 만들어주진 않는다는 것, 유명한 저자의 글이나 이론이라도 비판없이 받아들이는 건 경계하라고 말하는 저자의 조언이 의외였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이는 곧 저자의 책을 읽을 때에도 무조건적인 수용보다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길 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강의한 북콘서트 영상을 찾아보면 그의 말에서 답을 찾고 싶어 모인 사람들에게 함부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거나 자신이 경험한대로 해보라고 권하지 않아요. 오히려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대답하고, 본인이 신중히 고민하다 보면 답이 나올 거라고 얘기하죠. 결국 그가 진짜로 알려주고 싶은 부자의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거 아닐까요?
재산을 모을 때는 농부가 되고 투자 할 때는 어부가 돼라
부자들이 부자로 살아남는 것은 남들과 동일한 상황에서도 남다른 두 가지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첫째는 부자라고 해서 위기가 올 것을 짐작하거나 알려주는 시스템은 없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대처할 준비가 평소에 되어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실제 위기 발생 시에 이에 대처하는 더 나은 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답이 보이면 실제로 실행한다는 점이다.… 즉,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탁월할 뿐이지 더 많은 정보와 자산이 위기 시에 이들을 돕고 있지는 않다.- 357쪽
우리는 흔히 부자는 남다른 정보 시스템으로 미리 위기 상황을 모면하고 그 위기를 이용해 더 큰 부를 축적한다고 생각하곤 하죠. 그러나 저자는 부자와 부자가 아닌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자기 판단에 따른 결정의 방향과 속도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꾸준히 능력을 키우고 올바른 결정을 한 결과로 이룬 부이기 때문에 자신의 직관을 강화시켜 어떤 상황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더란 거죠.
즉 고급 정보나 지인이 부자를 만드는 게 아닌 자신의 능력이라는 것! 저자는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빨리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빨리 부자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제가 느낀 이 책은 굉장히 올바른 책이에요. 성실하고, 노력형에 인내심이 있고 때때로 진취적이고 결단력까지 갖춘다면 어느 순간 달콤한 열매를 얻게 될 것이라는. 부자가 되는 테크닉보다 부자가 되기 위한 기초공사를 단단히 다져주는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조언들로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돈이 평생 내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돈에 대한 건강한 마인드와 돈을 다루는 능력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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