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신용취약계층, 휴대폰 소액결제 대출까지..
우리 사회에는 신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많다. 갑작스러운 생활고나 예상치 못한 경제적 위기로 인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신용등급이 낮다면 합법적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란 쉽지 않다. 결국 이들은 불법 사금융이나 고금리 대출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고, 이는 더욱 심각한 악순환을 초래한다. 휴대폰 소액결제 대출이라도 이용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사회적으로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1. 합법적이면서도 부담을 줄인 ‘긴급 생계 금융 지원’ 확대
신용이 낮은 사람들도 최소한의 금융 안전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나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긴급 생계 금융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현재도 일부 지자체나 기관에서 저신용자들을 위한 긴급 생계 대출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고 접근성이 낮아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렵다. 대출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이후에도 상환 계획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불법 대출로 내몰리는 사람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소액 대출 시장의 공공 역할 강화
현재 소액대출 시장은 대부분 민간 금융기관이나 사금융이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신용취약계층에게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거나, 대출을 아예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저금리 소액대출’ 상품을 활성화한다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정 기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신용점수가 개선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장기적으로 금융 취약층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3. 금융 교육 및 신용회복 프로그램 강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많은 신용취약계층이 금융지식 부족으로 인해 잘못된 대출을 선택하거나, 적절한 상환 계획을 세우지 못해 더 큰 어려움에 빠지곤 한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금융 교육과 신용회복 프로그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 동안 금융 교육을 이수하면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신용카드 연체자들에게 신용 회복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4. 지역사회 기반의 소액 금융 협력 모델 도입
신용이 낮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단위에서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역 단위의 협동조합형 금융 모델을 활성화하면, 신용이 낮더라도 공동체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대출이 가능해진다. 해외에서는 지역신용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소액대출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가 많다. 우리 사회에서도 지역 기반의 공공 대출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신용취약계층이 보다 안정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5. 비금융적 지원과 연계된 재정 지원 시스템 구축
단순한 금융 지원만으로는 신용취약계층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일자리 부족, 의료비 부담, 가계 경제의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재정 지원과 함께 취업 지원, 복지 서비스 연계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정 소득 이하의 가구를 대상으로 금융 컨설팅과 취업 지원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돕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론
신용취약계층이 불법 대출이나 고금리 소액결제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려면, 보다 체계적인 공공 금융 안전망이 필요하다. 긴급 생계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 주도의 저금리 소액대출을 활성화하며, 금융 교육과 신용 회복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누구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