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소액결제 부활, 그로 인한 문제를 직접 경험한 이야기

미성년자 소액결제 부활, 그로 인한 문제를 직접 경험한 이야기

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질 일이 없었고, 학원에서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모바일 게임을 즐기곤 했다. 그 당시에는 미성년자 소액결제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지만, 부모님의 동의만 받으면 일정 금액까지는 사용할 수 있었다.

미성년자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평소 즐기던 게임에서 한정 아이템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들도 다들 그 아이템을 손에 넣고 싶어 했고, 우리 사이에서 “저거 없으면 게임에서 도태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무료 보상으로 만족하려 했지만, 점점 불안감이 커졌다. 결국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빌려 결제를 시도했다. 부모님께 “이번 한 번만 결제할게”라고 말하며 허락을 받았고, 5천 원 정도를 사용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소액결제가 가능하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 5천 원이 그리 큰돈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에는 만 원, 그다음에는 이만 원… 이렇게 점점 금액이 커졌다. “이번에도 한 번만”이라는 다짐은 아무 의미가 없었고, 결국 부모님께 허락받는 게 귀찮아지면서 직접 결제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미성년자 소액결제가 쉽게 허용될 경우, 아이들은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

나는 친구에게 물어봤고, 친구들은 이미 다양한 ‘꼼수’를 알고 있었다. 일부 게임은 성인 인증 없이 결제가 가능했고, 휴대폰 결제 내역을 부모님이 바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부모님의 정보를 이용해 몇 번의 결제를 더 진행했다. 처음엔 양심의 가책이 있었지만, “어차피 다음 달 용돈으로 갚으면 돼”라며 스스로 합리화했다.

하지만 갚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결제한 금액이 컸고, 다음 달 용돈을 받아도 채우기엔 부족했다. 결국 용돈을 넘어 부모님께 직접 돈을 달라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 처음에는 “학용품을 사야 해”라고 둘러댔고, 나중에는 “친구 생일 선물을 사야 한다”고 핑계를 댔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는 순간, 모든 거짓말이 들통 났다.

그날, 부모님께 크게 혼났고 휴대폰도 한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실망한 표정이 가장 힘들었다. “우리 아들이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한동안 친구들과의 게임도 끊어야 했다.

그때 깨달았다.

미성년자는 아직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다.

소액결제라고 하지만, 한 번 결제를 시작하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특히 요즘 게임은 점점 더 강한 유혹을 제공한다. 한정판 아이템, 한정 뽑기, 남들보다 강해지는 경험 등… 게임사는 아이들이 결제를 멈출 수 없도록 설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성년자 소액결제의 부활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부모 동의를 받으면 된다”는 논리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모의 동의를 받은 뒤에도 아이들은 계속 결제를 원할 것이고, 부모 몰래 결제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나처럼 한 번의 결제로 시작해 점점 더 큰 금액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론 모든 아이가 나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분명 나 같은 경험을 하는 미성년자들이 생길 것이다.

나는 지금 성인이 되었지만, 그때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아찔하다. 단순히 몇만 원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의 신뢰를 깨트렸고, 죄책감으로 한동안 힘들었다.

지금 미성년자 소액결제 부활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그 결정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그리고 미성년자의 입장에서,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결제가 쉬워지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리고 그 피해는 결국 아이들과 부모가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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